최근 기아자동차의 첫 픽업트럭 ‘타스만’에 대한 관심이 뜨겁습니다. 강력한 성능과 남성적인 디자인으로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동시에 많은 예비 오너분들이 ‘타스만 연비’에 대해 걱정하고 계십니다. 특히 험로 주행이나 겨울철 안전을 위해 4륜 구동(4WD) 옵션을 고려하시는 분들이라면, 2륜 구동(2WD) 모델 대비 연비가 얼마나 하락할지 궁금해하실 겁니다. 픽업트럭 커뮤니티에서는 벌써부터 “4륜 넣으면 기름값 감당 안 되는 거 아니야?” 혹은 “2륜으로도 충분한데 굳이 연비 손해 보면서 4륜을 선택할 필요가 있을까?” 와 같은 현실적인 고민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자동차 구매 시 초기 비용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유지비, 그중에서도 유류비이기 때문에 이러한 고민은 어쩌면 당연합니다.
타스만 4WD, 연비 하락에 대한 3가지 예측
- 4륜 구동 시스템의 구조적인 무게 증가로 인한 연비 하락은 필연적입니다.
- 경쟁 모델인 렉스턴 스포츠 칸, 쉐보레 콜로라도 등의 사례를 통해 하락폭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 운전 습관과 주행 환경에 따라 실제 연비 차이는 공인 연비보다 더 크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4륜 구동(4WD) 시스템, 왜 연비가 하락할까?
자동차에 대해 깊이 알지 못하더라도 4륜 구동이 2륜 구동보다 기름을 더 많이 먹는다는 사실은 대부분 알고 계실 겁니다.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4륜 구동 시스템은 2륜 구동 시스템에 비해 더 많은 부품을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구동축, 차동기어(디퍼렌셜) 등 추가적인 부품들이 장착되면서 차량의 전체적인 무게, 즉 공차중량이 증가하게 됩니다. 무거운 짐을 들고 달릴 때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것처럼, 자동차 역시 무게가 늘어나면 동일한 거리를 이동하는 데 더 많은 연료를 소모하게 됩니다. 기아 타스만 역시 2.5 가솔린 터보 2WD 모델의 공차중량은 2,060kg인 반면, 4WD 모델은 2,165kg으로 약 105kg 더 무겁습니다. 이는 성인 남성 1~2명 정도의 무게를 항상 싣고 다니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엔진에서 만들어진 동력이 바퀴까지 전달되는 과정에서의 에너지 손실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4륜 구동은 4개의 바퀴 모두에 동력을 전달해야 하므로 2개의 바퀴에만 동력을 전달하는 2륜 구동에 비해 구동계가 더 복잡하고 길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로 인해 동력 전달 과정에서 마찰 저항 등으로 인한 에너지 손실이 더 많이 발생하게 되고, 이는 곧 연비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따라서 4륜 구동 시스템을 선택하는 것은 안정적인 주행 성능을 얻는 대신, 어느 정도의 연비 하락은 감수해야 하는 트레이드오프(trade-off) 관계에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경쟁 모델로 본 타스만 4WD 연비 하락폭 예측
아직 기아 타스만의 모든 제원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우리는 동급 경쟁 모델들의 연비 데이터를 통해 4WD 선택 시 연비 하락폭을 어느 정도 예측해 볼 수 있습니다. 현재 국내 픽업트럭 시장의 강자인 KGM 렉스턴 스포츠 칸, 그리고 수입 픽업트럭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쉐보레 콜로라도와 포드 레인저의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기아에서 공식적으로 발표한 타스만 2.5 가솔린 터보 모델의 복합연비는 17인치 타이어 기준 2WD 모델이 8.6km/L, 4WD 모델이 8.1km/L입니다. 단순 계산으로 약 5.8%의 연비 하락을 보입니다. 도심 연비는 7.8km/L에서 7.3km/L로, 고속도로 연비는 9.8km/L에서 9.2km/L로 각각 하락합니다. 이는 일반적인 4WD 차량의 연비 하락률인 5~10% 범위 안에 들어오는 수치입니다.
경쟁 모델과 비교해 보면 어떨까요? 아래 표는 주요 픽업트럭들의 2WD와 4WD 모델 간의 공인 복합 연비를 비교한 것입니다.
| 차종 | 구동방식 | 복합연비 | 연비 하락률 |
|---|---|---|---|
| 기아 타스만 (2.5 가솔린 터보) | 2WD | 8.6 km/L | 약 5.8% |
| 4WD | 8.1 km/L | ||
| KGM 렉스턴 스포츠 칸 (2.2 디젤) | 2WD | 10.4 km/L | 약 1.9% |
| 4WD | 10.2 km/L | ||
| 쉐보레 콜로라도 (3.6 가솔린) | 2WD | 8.3 km/L | 약 2.4% |
| 4WD | 8.1 km/L |
표에서 볼 수 있듯이, 렉스턴 스포츠 칸과 쉐보레 콜로라도의 2WD 대비 4WD 연비 하락률은 타스만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입니다. 이는 각 차량의 엔진 종류(디젤/가솔린), 변속기, 4WD 시스템의 방식(파트타임/상시)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모든 픽업트럭 모델에서 4WD를 선택할 경우 일정 수준의 연비 하락이 발생한다는 공통적인 경향입니다. 따라서 타스만 역시 4WD 옵션을 선택하면 공인 연비 기준으로 리터당 약 0.5km 내외의 연비 하락을 예상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실연비, 운전 습관과 환경이 더 큰 변수
공인 연비는 정해진 조건에서 측정된 표준화된 수치일 뿐, 실제 도로 위에서의 연비, 즉 ‘실연비’는 운전자의 주행 습관이나 주행 환경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4륜 구동 차량의 경우 이러한 경향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납니다.
예를 들어, 급가속과 급제동을 반복하는 운전 습관은 2WD, 4WD를 막론하고 연비를 악화시키는 주범입니다. 하지만 4WD 차량은 공차중량이 더 무겁기 때문에 같은 강도로 급가속을 할 때 2WD 차량보다 더 많은 연료를 소모하게 됩니다. 반대로, 정속 주행을 생활화하고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에코 모드를 사용하는 등의 연비 운전 습관을 들인다면 4WD 차량이라도 공인 연비 이상의 효율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주행 환경 역시 실연비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는 도심 주행이 잦을수록 연비는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막힘없는 고속도로를 주로 주행한다면 상대적으로 높은 연비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또한, 겨울철에는 낮은 기온으로 인해 엔진 예열에 더 많은 시간이 걸리고, 히터 사용량이 늘어나 연비가 하락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타이어 공기압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고, 불필요한 짐을 싣고 다니지 않는 것만으로도 연비를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적재함에 하드탑이나 적재함 커버를 장착하는 것은 공기 저항을 줄여 고속 주행 시 연비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기아 타스만 4WD 모델의 연비 하락은 피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그 하락폭은 공인 연비 기준으로 약 5~6% 수준으로 예상되며, 이는 강력한 험로 주파 능력과 주행 안정성을 얻는 대가로 충분히 감수할 만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연비 운전 습관을 통해 공인 연비의 하락분을 상당 부분 만회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최종적으로 2WD와 4WD 모델 중 어떤 것을 선택할지는 본인의 주행 환경, 운전 목적, 그리고 경제성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것입니다.